에디터가 사랑하는 종로. 유럽을 품은 종로 스팟 세 곳을 소개한다. 종로에서 찾은 카페 파이키 부터 서울집시, 텅,비어있는 삶까지. 이번 편은 종로에서 유럽을 향유하길 바라며 준비했다.

종로를 좋아하는 에디터 Z. 정확히 말하면 종로의 정취를 좋아한다. 오랜 시간을 간직한 동네, 곳곳을 업사이클 해 오래됨 속에서 세련됨을 녹여냈다. 한국식 구옥, 고성 등 한국적인 요소가 가득하지만, 곳곳에선 이국적인 정서가 묻어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임에도 꽤나 고즈넉하기도 한 종로를 사랑하지 않을 이유도 없겠다. ​

반전 매력을 가진 종로를 소개하는 이번 편. ‘OO에서 OO을 여행하는 법’ 시리즈 part3로 준비했다. ‘종로에서 유럽을 여행하는 법‘을 안내한다.

1. 파이키

서울 종로 파이키

서울 종묘를 둘러싸고 있는 왼편 돌담길, 서순라길. ​오랜 시간을 담고 있는 돌담길과 함께 개성 있는 상점들이 하나둘 자리 잡고 있다. 고즈넉한 돌담과 함께 자리 잡은 상점들은 서순라길만의 감성을 만들어 냈다. 조용한 길을 산책하다 보면 여유로움이란 표현이 잘 어울릴 법 한 카페 하나를 만날 수 있다. 봄바람과도 잘 어울리는 카페 파이키를 소개한다.

서울 종로 파이키

돌담길을 끼고 1차선 도로와 널찍한 돌이 깔린 도보로 이루어진 서순라길. 한대의 차만 이동할 수 있기에 많은 차가 오가지 않는다. 주말엔 차 없는 거리로 더욱 한적한 거리를 즐길 수 있다. 돌의 둔탁한 감촉은 한국 도심 속 보도블록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결론은 걷기 아주 좋은 길이라는 말. ​

파이키는 이런 서순라길에 있기에 더욱 빛나는 곳이다. 길가에 투박하게 놓인 테이블과 의자, 넓게 난 창과 나무로 된 창틀이 여유로운 유럽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바구니 달린 자전거에 바게트 하나 싣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기분만큼은 제대로겠다.

서울 종로 파이키

봄이 오는 게 너무 반갑다. 적당한 기온과 기분 좋은 바람에 피어나는 꽃들, 무얼 하기에도 적당한 봄날이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추운 겨울 동안 닫혀있던 창문들이 하나씩 열리고 있다. 파이키의 큰 창문들 역시 열리고 있다.

창 자체가 크기에 아늑한 내부에서 시원한 개방감을 느끼게 한다. 따뜻한 햇살에 아직은 선선한 바람마저 더없이 행복하다.

서울 종로 파이키

파이키에선 스페셜티와 시그니처 커피로 질 좋은 음료를 맛볼 수 있다. 좋은 음료만 맛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카페의 본분에 충실했으며 그 외 다른 부분도 허투루 대하지 않았다. 주변을 살피면 재미난 요소들을 볼 수 있다.

한쪽 선반엔 책들을 판매하고 있고 다른 한쪽 벽엔 아기자기한 소품과 빈티지 의류도 판매하고 있다. 종류가 많진 않지만 직접 셀렉해 파이키스러운 것들로 채웠다.

서울 종로 파이키

FInders KEEpers(Fikee). ‘찾는 사람이 임자’라는 뜻의 영어 속담이다. 신대륙을 발견하는 탐험가들처럼 일상 곳곳에서 탐험을 경험하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라고. 한적한 서순라길 사이 감각적인 파이키를 발견했다면, 다양한 요소로 채워진 곳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즐기길 바란다.​

– 이용시간 : 월~일 11:30-22:00 (금, 토 23시 마감)
– 주소 :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81 파이키
– 문의 : 0507-1412-0282

2. 서울집시

서울 종로 서울집시

독일에 가보진 않았다.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환상 같은 게 다들 하나쯤은 있겠다. 맥주-독일 지극히 1차원적인 연상을 한건 비밀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아니 내가 바라는 독일 펍의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 종로에 있다. ​

서순라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해 계획 없이 들어간 곳. 외관은 한국식 구축 가옥이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반긴다. 종로 핫플로 새롭게 떠오르는 이곳, 시원한 크래프트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서울집시다.

서울 종로 서울집시

서순라길 대부분의 상점들은 창을 크게 냈다. 돌담길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짜임새가 보내는 시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오래된 한국식 건물을 업사이클 했다. 기본 뼈대나 서까래가 클래식한 무드를 풍긴다. 뼈대는 한국식이지만 내부를 이국적인 느낌의 펍으로 꾸몄다. 동서양의 조화로움은 오래된 유럽의 클래식한 펍으로 재탄생했다.

서울 종로 서울집시

핸드 앤 몰트 출신의 양조사가 만든 서울집시. 양조사의 레시피로 만든 컨트랙트 브루잉을 통해 본인들만의 맥주 맛을 만들어 낸다. 단순히 이름만 바꿔 리브랜딩해 내는 맥주집들이 많은 반면, 이곳에서는 자체 레시피로 만들어진 ‘진짜’ 크래프트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서울집시에서 선보이는 맥주는 오직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말이겠다.

서울집시의 대표는 다른 맥주들과 차이점을 두기 위해 다양한 효모에 관심을 가졌다. 와인에 첨가하는 효모를 사용해 산미 있는 맥주를 만들어 내기도 했으며, 야생효모를 이용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소 실험적인 맥주 레시피들은 오히려 서울집시만의 특별함을 만들어 냈다.

서울 종로 서울집시

필자는 산미가 있는 맥주를 선호하지 않아 주문하지 않았다. 후에 이곳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던 중 이곳에 산미 있는 맥주를 맛봐야 한다는 정보를 보고 필자의 편협한 고정관념에 깊은 후회를 남겼다. 방문할 독자는 부디 산미 있는 맥주를 맛보길 바란다. 과즙 같은 상큼함이 매력이라고 하니 말이다. (필자는 재방문해서 맛볼 예정이다)

서울 종로 서울집시

이곳이 재밌는 또 하나에 이유는 훌륭한 안주가 서포트해 준다는 점. 메뉴가 10개 남짓으로 종류가 많지 않지만, 어느 하나 뻔한 게 없다. ‘중화풍 산초 아게다시도후’, ‘사천식 라구파스타’ 등 어느 지역을 한정해 ‘~스타일 요리’라고 이름 붙이기 어려운 음식들이다. ​

동서양을 오가는 퓨전음식을 선보이는데, 셰프는 조합장인이라도 되는지 하나같이 조화롭다. 에디터 픽은 ‘볼케이노 감자샐러드’. 필자에게 샐러드는 고기 먹을 때 먹는 음식이다. 즉, 메인 음식 범주에 넣지 않는다는 말. 파스타와 함께 가볍게 먹을 생각으로 주문했지만 경솔했다.

비주얼에 한번, 맛에 한번 감탄했다. 부드러운 감자샐러드와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조합이 그냥 끝. 방문한다면 꼭! 감자샐러드 기억하자.​

– 이용시간 : 화~금 16:00-23:00 / 토, 일 15:00-23:00 (월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07
– 문의 : 02-743-1212

3. 텅, 비어있는 삶

서울 종로 텅비어있는삶

필자가 좋아하는 분위기와 공간들은 안국동에 가득하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종로를 좋아하게 된 건 아마 안국동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다. 좋아하는 만큼 시간 날 때면 찾아 들리곤 했다. 익숙함은 오히려 둔하게 만들었는지 늘 좋아하는 곳, 가던 곳만 찾다 보니 주변을 둘러보진 않게 된다. ​

얼마 전에야 새롭게 찾게 된 안국 ‘텅’, ‘비어있는 삶’. 이제야 발견한 게 야속하기만 하다. 아니 이제라도 발견해서 다행인 것 같기도. 안국동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텅’, ‘비어있는 삶’을 소개한다.

서울 종로 텅비어있는삶

안국역을 나와 공간사옥, 프릳츠, 어니언 등 유명하고 좋은 카페들이 모여있는 거리 건너편에 한 빌딩이 있다. 작년 12월, 그 빌딩의 7층은 새롭게 태어났다. 상점은 지나는 사람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저층부에 만들기 마련인데 7층의 공간이라니. 테이크아웃은 과감히 포기하겠다는 말같이 들린다. ​

얼마나 자신 있었길래 이런 곳에 만들었을까? 소비자의 입장에선 흔치않은 고층부의 공간이 퍽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높은 곳에 위치해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이곳.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한 도심 속 숨겨진 프라이빗한 공간 같기도 하다.

서울 종로 텅비어있는삶

텅 비어있는 삶. 브랜드 네이밍을 기가 막히게 했다. 이름과 공간 모두 하나같기도, 두 개 같기도 한 곳이다. 엘리베이터에 내리면 오른 편엔 카페 텅으로, 왼편엔 맥주 바인 비어있는 삶으로 이루어져 있다.

두 공간 모두 함께 운영 중이며, 카페와 바 메뉴 모두 주문 및 픽업을 ‘텅’에서 해야 한다. 그러나 카페와 맥주바의 확실한 공간 분리를 통해 다른 두 곳으로 만들어냈다.

서울 종로 텅비어있는삶

카페와 맥주바의 특징을 잘 살려 각각의 공간을 전개했다. 인테리어는 거의 비슷하지만, 조명과 음악 선곡, 가구배치를 통해 서로 다른 공간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텅은 카페답게 작업을 하기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당하게 풀어냈고, 비어있는 삶은 보다 캐주얼한 분위기로 지인들과 모여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분위기로 풀어냈다. 본인들을 ‘다정한 공터’라고 소개하는 텅 비어있는 삶.

두 개의 다정한 공터는 조용한 사색에도 가벼운 웃음소리에도 꽤나 잘 어울리는 곳이다.

서울 종로 텅비어있는삶

빛이 어스름해지는 저녁 즈음 방문해 보길 바란다. 환상적인 야경을 만날 테니 말이다. 북쪽으로 보이는 창덕궁과 안국동은 저녁이 되면 고즈넉한 정취를 더한다. 남쪽으로는 남산타워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근대 건물 운현궁양관, 높은 빌딩들이 조화를 이뤄내 라운지에서 즐기는 유럽의 야경을 연상케한다.​

양쪽으로 난 창밖 모습은 어느 쪽에서 바라보아도 행복한 미소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국적인 감성이 필요하다면 안국동의 라운지에서 낭만적인 저녁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 이용시간 : 월~일 10:00-23:00
–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 82 701호 / 702호
– 문의 : 02-766-1933


연재를 위해 새로운 장소를 서칭하던 중, 도무지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라는 마음에 정한 곳. 에디터가 사랑하는 종로로 준비해 봤다. 근데 이제 유럽 감성을 살짝 곁들였으니, 한국적인 곳에서 다소 이국적인 정취와 감성으로 채우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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