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숲길을 따라 걸으며 들르기 좋은 카페 BEST 3를 소개한다. 홍대 거리에서 발견한 카페부터 서강대, 공덕에 이르기까지. 숲길 따라 걸으며 발견한 멋진 카페들로 함께 떠나보자.

​어릴 적 시골 소녀에게 빌딩 숲을 거니는 일상은 일종의 로망이었다.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바쁜 걸음으로 걷는 모양새. 그런 게 멋있는 어른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다 미디어 때문이다. 그 손에 들린 커피의 존재 이유가 수혈 목적이라고는 왜 말해주지 않았는지.

그래도 어차피 마셔야 하는 커피라면, 하루쯤은 대충 때려 넣는 초콜릿 말고 특별한 디저트를 즐기고 싶다면 주목하자.

1. 어슬라이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어슬라이스

옆을 좀 살피면서 걸어. 길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나에게 엄마는 늘 말했다. 그럴 때면 나는 대강 고개를 끄덕이고, ‘지도 앱이 현재 위치까지 알려주는 세상에서 굳이?’ 같은 생각이나 한다.

그래도 그런 그녀의 말을 좀 귀담아들었다면 좋았을 텐데. 매일같이 지나는 홍대 거리에서 어슬라이스를 더 일찍 발견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어슬라이스

어슬라이스는 마치 하울의 성 같다. 투박한 인테리어, 그보다 더 투박한 빵들, 반쯤 드는 햇빛, 그럼에도 묘하게 따끈한 공기가 맴도는 곳. 계란과 베이컨 그리고 마른 빵을 먹던 소피와 하울의 식탁이 떠오른다. 별것도 없는 구성이지만 그래서 더욱이 친근하고 따뜻했던 식탁 신은 가히 영화 속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어슬라이스

과하게 멋부리지 않아서 좋은 것들이 있다. 어슬라이스의 빵이 그렇다. 가벼운 티타임에 곁들이기 좋은 소금 빵, 스콘부터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감자빵, 치아바타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어슬라이스

점심에 방문했던 나는 식사용 빵을 두 가지 골랐다. 소금 빵과 올리브 치아바타. 이곳은 소금 빵의 사이즈가 범상치 않다. 웬만한 크루아상만큼이나 커다랗다. 훌륭한 사이즈만큼 맛도 훌륭하다.

매장에서 먹는 빵은 모두 따뜻하게 데워져 나와 갓 구운 게 아니더라도 완벽한 겉바속촉을 경험할 수 있다. 올리브를 아낌없이 넣은 치아바타도 추천한다. 바삭하지만 질기지 않아 마치 구름빵처럼 들어간다. 신선한 향기를 더한 올리브유 발사믹 소스도 좋았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어슬라이스

하필 비가 촉촉이 내렸던 날에 만난 빵 가게라, 몇 년 전의 파리가 떠올랐다. 습기 가득한 공기와 질퍽이는 길바닥은 결코 낭만이라 부를 수 없지만 처음 와보는 공간에서 경험했던 세계를 떠올릴 수 있는 일은 분명 낭만이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어슬라이스

가게를 나서며 봄을 더욱 기다리게 됐다. 카디건만 걸쳐도 춥지 않은 계절이 오면 좋아하는 빵을 잔뜩 사서 근처 벤치로 가자. 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더라도 괜찮다. 작게나마 즐기는 피크닉 타임으로,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은 하루가 될 것이다.​

– 이용시간 : 수~일 11:00 – 20:00(월, 화 휴무)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62-4 반지하 1층
– 문의 : 0507-1307-2724

2. 호핀치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호핀치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로운 기분이 든다면 호핀치에 가자.
서강대 앞 작은 골목에 위치한 호핀치. 이름이 잘 외워지지 않는 상호는 늘 가진 뜻을 찾아본다. 호핀치는 콩새라는 뜻이라고. 뜻을 알고 보니 공간이 두 배쯤 사랑스러워졌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호핀치

공간 곳곳에서는 호핀치가 해석한 콩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메뉴판, 드립 백 등에 파랗고 노란 콩새들이 그려져있다.
하지만 내가 이곳에 방문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오로지 바나나 푸딩을 위해. 나에게 바나나 푸딩은 푸딩을 싫어하던 사람에게 푸딩의 참 매력을 알려준 디저트이기 때문이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호핀치

푸딩은 바나나 보트를 타고 있는 콩새 케이스에 담겨 나온다. 뚜껑을 열자마자 퍼지는 바나나 향이 절로 미소를 띠게 만든다. 겹겹이 쌓인 쿠키와 크림의 비율이 적당해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다.
함께 주문한 커피와도 잘 어울린다. 단짠단짠의 굴레처럼 달콤한 디저트와 쌉쌀한 커피의 조화 역시 그만둘 수 없는 케미를 자랑한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호핀치

호핀치에는 1인 좌석이 많다. 그래서인지 홀로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은 편. 혼자이고 싶은 동시에 답답한 건 질색인지라 창가로 향했다. 디저트와 좋아하는 드라마로 채우는 시간. ‘혼자여도’가 아니라 ‘혼자여서’ 달콤한 시간을 선물받았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호핀치

역설적이지만 사람들과 오래 함께하기 위해선 자주 혼자여야 한다. 북적이는 일상에서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싶다면 귀여운 콩새들이 가득한 공간으로 향해보자. ​

– 이용시간 : 평일 10:00 – 18:00 / 토 11:00 – 18:00(일 휴무)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광성로 6안길 6 1층
– 문의 : 0507-1356-0933

3. 클로드커피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클로드커피

앞을 봐도 빌딩, 뒤를 봐도 빌딩뿐인 이 동네는 공덕이다. 클로드 커피는 이런 곳에서 발견한 공간이라 더욱이 소중하다. 빌딩으로 숲을 이루는 동네에도 맘 편히 숨 고를 공간이 있다니.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클로드커피

이곳은 여행 중 머무르게 된 에어비앤비를 떠올리게 한다. 커다란 공간을 마치 레지던스 룸처럼 꾸린 게 인상적이다. 창가에는 소파를, 중앙에는 커다란 디너 테이블을, 주방 근처에는 바 테이블을 두었다.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클로드커피

나에게는 상호에 커피가 들어간 공간에선 꼭 커피를 주문해야 한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다. 대놓고 커피를 한다고 말하는 곳에서 커피를 주문하지 않는 일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

주문한 커피는 시그니처 라떼. 라떼 위에 피넛 버터크림과 땅콩가루를 얹었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짭짤한 크림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호불호가 충분히 갈릴 수 있는 조합임에도 시그니처로 택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 땅콩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주저 말고 도전해 보자.

서울 경의선숲길 카페 클로드커피

독특한 가구 배치 덕에 마치 홈 파티에 초대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인지 모두 모르는 얼굴이었지만 기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처럼 하나의 공간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수록 그 공간이 가진 가치는 높아진다. 여행의 기분을 느끼며 환기하고 싶은 오후라면 클로드 커피를 추천한다. ​

– 이용시간 : 월~토 12:00-20:00(일 휴무)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희우정로 16길 32
– 문의 : 02-322-7561


지금 느끼는 건조함이 비단 사무실 공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면 움직이자. 단 10분이라도 일상에 여행의 순간을 선물할 때, 그 후의 일상에선 분명 다른 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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