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인스턴트커피를 타먹다 떠올라 준비한 이번 편. 작지만 강한, 그리고 임팩트 있는 서울 가볼만한곳을 준비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들으면 여지없이 검은색 인스턴트커피가 생각날 만큼 광고 카피를 잘 뽑아냈다. 물론 공유님도 한몫했지만, ‘작다’라는 단어 안 내포된 의미는 호기심을 자극했고, 그 점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실없이 작기만 했다면 임팩트가 없었을 테지만, 차근히 쌓아올린 브랜딩으로 충분한 기대 가치를 뽑아냈으니.

​늘 연재를 할 때면 제목을 글 마지막에 정하곤 하는데, 이번 편은 제목부터 떠올라 까먹기 전에 후다닥 휴대폰 메모장에 옮겨 적었다. ‘맥시멈을 담은 미니멀’. 작은 공간에 더없이 큰 가치들로 채워진 세 곳을 소개한다.

1. 시적인 커피

서울 시적인커피

왕십리역을 기준으로 대학가의 정취를 풍기는 동쪽. 그와 반대로 서쪽은 비교적 한적한 주택가와 재래시장 등 동쪽과는 다른 모습이다. 한적한 왕십리역과 상왕십리역 사이 굽이진 골목길을 지나 카페 하나 없을 거 같은 곳에 오아시스 같은 카페가 하나 보인다. 오아시스라 표현한 건 카페가 있기엔 정말 뜬금없는 곳이기에. 그리하여 더 소중한 공간이기에. 글과 커피를 향유하기 아주 적당한 시적인커피를 소개한다.

서울 시적인커피

당신의 집중력을 극대화해주는 장소는 어디인지? 하나씩은 갖고 있는 나만의 장소가 있겠다. 필자에겐 시적인 카페가 그런 곳이다. 집에서 차로 2-30여 분 걸려 편하게 집 앞처럼 오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글을 쓰다 막히거나 밀린 업무들을 쳐내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땐 줄곧 찾게 된다.

누군가와 함께 할 땐 큰 공간을 선호하지만, 이곳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크지 않은 공간에 조용한 분위기가 쉼이든, 일이든 머무는 시간 동안 온전히 집중하게 해주니 말이다.

서울 시적인커피

절대, 흔하디흔한 북카페가 아니다. 글을 읽을 독자에게도 북카페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적인커피는 책을 볼 수도 살 수도, 커피를 맛볼 수도 있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곳은 카페인가 서점인가? 서점이라 물으면 카페고, 카페라 물으면 서점이라 답하겠다. ​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웠다. 유명하고 뻔한 책들보다, 뻔하지 않은 책들을 택했다. 글을 사랑하는 오너께서 시즌별로 직접 셀렉해 판매하는 도서는 시적인 커피의 특별함을 더한다. 작은 공간이기에 많은 걸 담는 대신 특별함으로 승부를 보는 듯한 느낌. 어떤 책들이 있을지 궁금하다면 직접 방문해 보시길.

서울 시적인커피

시적인 커피는 복잡한 서울 사이에서 고요의 정취를 즐기게 해준다. 공간의 분위기는 만들기 나름이다. 크기와 사람이 많고 적음의 문제도 무시할 수 없지만, 그 이전에 어떤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오너의 생각은 고스란히 그 안에 녹아든다. 아마 이곳의 오너는 시적인커피를 사색을 즐기는 곳으로 만들고자 했을거다.

조용히 흘러나오는 재즈와 그 사이 따각거리며 잔 부딪히는 소리, 부스럭 책 넘어가는 소리가 기분 좋은 BGM이 되어준다. 그 누구도 이야기를 크게 하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의 시간을 배려하며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서울 시적인커피

집중력이 필요할 때 찾아가기도 하지만, 약속 없는 한적한 주말 오후 맛있는 커피가 생각날 때도 찾아가곤 한다. 시적인커피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 오너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린다. 원두도 시즌별로 직접 선정한다. 커핑노트를 보며 원하는 향과 맛도 선택할 수 있다. 본인이 뭘 원하는지 모르겠거나, 색다른 맛을 원한다면 주저 없이 물어보자. 친절한 커피 큐레이팅과 함께 알맞은 맛을 추천해 줄 테니 말이다.

천천히 내린 드립커피 한 잔은 향으로 한번, 맛으로 한번 그 시간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알고 먹는 맛이 더 맛있다고. 설명을 듣고 커핑노트에 적힌 향과 맛을 감각으로 천천히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글과 커피가 있는 시적인커피에서 고요의 시간을 만끽해 보길 바란다.

– 이용시간 : 월~일 12:00-22:00 (격주 화 휴무)
– 주소 : 서울 성동구 무학봉15가길 4 1층
– 문의 : 0507-1345-4562

2. 에디션덴마크쇼룸

서울 에디션덴마크

서촌의 한적함을 좋아한다. 이어폰 하나 꼽고 정처 없이 걷기 좋은 거리. 고즈넉함이 묻어난 한옥과 오래된 구옥이 즐비한 서촌의 정서가 퍽 마음에 든다. 한국적인 감성이 풍기는 서촌을 걷다 보면 유리온실 같은 이국적인 상점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서촌에서 잠시 유럽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에디션덴마크가 그 주인공.

서울 에디션덴마크

에디션덴마크를 처음 접한 건 호기심에서부터였다. 모든 벽이 유리로 쌓여있고, 천장마저 일부는 유리로 되어있어 볕이 따뜻하게 든다. 온실 같은 모습에 어떤 상점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유럽의 작은 카페 같기도, 가든샵 같기도 한 모습은 밖에서만 봐도 꽤나 감각적인 공간이란 걸 대변해 준다. 특별한 조명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밝게 드는 해는 작은 내부 공간임에도 더없이 시원한 개방감을 준다. 북유럽 스타일을 꾹꾹 눌러 담아 함축해놓은 작지만 강한 그런 곳이다.

서울 에디션덴마크

이곳을 한마디로 정리해 보자면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쇼룸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시작은 10여 년 전 대표의 덴마크 여행에서부터였다. 여행 중 만난 A.C 퍼치스의 티를 맛봤고, 향긋하고 진한 풍미의 차 맛과 여유로운 덴마크의 티 문화가 인상 깊게 남았다고. 시간이 흘러 덴마크의 자유로움과 여유의 문화를 한국에도 전하기 위해 시작한 일은 에디션덴마크라는 근사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서울 에디션덴마크

덴마크의 왕실 차 브랜드인 A.C 퍼치스는 해외 판매에 굉장히 보수적인 편으로 맛보기 쉽지 않다. 에디션덴마크는 국내에선 흔치 않은 A.C 퍼치스의 프리미엄 티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티는 찻잎과 함께 나온다. 정성스러운 플레이팅을 시작으로, 눈과 코, 입까지 여러 감각을 만족시킨다. 처음 방문이라면 화이트 템플을 권한다. 열대과일을 블렌딩해 화사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기분 좋을 테니.

서울 에디션덴마크

내부는 작지만 다양한 물건을 팔고 있다. 덴마크 로스터리 커피콜렉티프의 커피, 덴마크 가구 브랜드 스카게락, 프라마의 테이블웨어 등 잔잔한 덴마크의 일상을 선보인다. 가구, 커피 다 좋지만 먹는 게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특히, 덴마크 양봉장인이 만든 대니시비키퍼스의 꿀. 정말 ‘와..’ 할 정도로 감탄이 터져 나온다. 기억 속 꿀은 큰 유리병에 담겨 끈적하고 투명한 모양인데, 이곳 꿀은 크리미한 텍스처가 흡사 크림치즈 같은 모습이다. 크래커나 빵과 곁들여 먹으면 왜 ‘와..’ 하고 감탄했는지 알 수 있을 테니 방문했다면 꼭! 하나 사서 맛보는 걸 추천한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진한 북유럽의 정취와 여유로운 문화를 향유하길 바란다.

– 이용시간 : 화~일 09:30-18:00 (월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9길 24 1층
– 문의 : 0507-1304-6764

3. 옥동식

서울 옥동식

2월 초 입춘이 훨씬 지난 시간이지만 여전히 찬 바람이 매섭다. 따끈한 국물 한 모금이 생각나는 날씨다. 어느새부턴가 국밥 열풍이라 할 만큼 국밥의 인기가 뜨겁다. 어느 국밥집을 가봐도 음식이 나오기까지 15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거 같다. 이게 바로 진정한 k 패스트푸드지 다른게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마포구 서교동에는 패스트푸드를 요리로 만드는 곳이 있다. 물론 맥도날드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가끔씩 질 좋은 수제버거를 먹을 때에 그 감동. 국밥을 먹으면서 느꼈다. 깔끔한 한 그릇의 든든한 한 끼, 옥동식을 소개한다.

서울 옥동식

옥동식셰프가 운영하는 옥동식(屋同食). 이름을 걸고 만든 식당은 ‘같이 식사하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옥동식은 단일 메뉴로, 돼지곰탕을 선보이고 있다. 맛집의 자신감이겠다. 바 테이블에 10개 남짓한 좌석은 작은 크기이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깔끔한 유기에 정갈하게 담긴 음식과 반찬. 한국적인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잘 풀어내 세련미를 더했다. 먹기 전부터 좋은 식당에서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서울 옥동식

돼지곰탕은 토렴을 거쳐 얇은 돼지고기를 얹어 나온다. 흔히 곰탕은 사골 같은 뽀얀 국물을 상상하는데, 이곳의 국밥은 깔끔하고 투명한 국물이다. 생긴 모양처럼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은 깊은 감칠맛과 진한 맛을 선보인다. 국물을 한입 호로록 마시면 온몸이 녹아든다. 얇게 썬 돼지고기를 밥 위에 얹어 김치와 함께 한입 하면 이만한 행복도 없겠다.

서울 옥동식

옥동식은 5년 연속,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었다. 빕 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의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의미한다. 옥동식은 질 좋은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팔고 있음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몇몇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집을 가봤는데, 기대가 컸는지 실망스러운 곳이 많았다. ​

그렇지만 옥동식은 인정한다. 맛, 멋, 서비스 어느 하나 실망스럽지 않았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한 끼 음식을 퀄리티 좋은 요리로 바꿔 만족스러운 식사를 선사한다. 따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깔끔한 국물이 일품인 옥동식으로 가보자.

– 이용시간 : 월~일 11:00-22: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 주소 : 서울 마포구 양화로7길 44-10
– 문의 : 010-5571-9915


당신의 겨울은 어땠는가? 따뜻한 봄날을 기대하며, 얼마 남지 않은 추위를 나름의 방식대로 즐기길 바란다. 또 이 겨울이 그리울 날이 분명 올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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