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내게도 MZ세대라는 칭호가 붙었다. 지금의 20-30대를 일컫는 말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새로움과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세대를 정의한다. 레트로라 불리는 약 60-90년대의 것들이 그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겐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뉴트로의 유행은 이런 레트로의 매력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걸지도 모르겠다.

[뉴트로]. new와 retro의 합성어로, 상반된 의미의 두 단어가 합쳐졌다. 서로 다른 두 시간을 여행하게 하는 단어 같기도 하다. 신용산이 뜨거워지고 있다. 을지로가 레트로의 시작이었다면 신용산은 완성된 뉴트로의 성지라고 표현하고 싶다. 뉴노멀 시대의 뉴트로 여행지 신용산을 소개한다.

신용산 맛집 BEST 3
완성된 뉴트로의 성지

1. 트래버틴

신용산 맛집 트래버틴

술을 한 잔만 먹어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여하튼, 그래서인지 내 문화생활은 자연스레 음주문화보단 커피문화로 자리 잡았다. 좋은 날씨에 좋은 사람을 만나면 맛있는 술이 생각난다는 애주가들의 말처럼, 필자는 좋은 날엔 커피와 좋은 공간이 생각난다.

뜬금없는 날 월차를 냈다. 날이 맑아서도 기분이 좋지만 평일 월차만큼 좋은 날이 있을까? 커피와 사진 두 가지 취미를 함께하는 지인을 만나기로 했다. 좋은 날과 좋은 사람이 충족됐으니 커피와 좋은 공간이 있는 곳으로 가겠노라며 방문한 곳이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를 품은 트래버틴이다.​

신용산 맛집 트래버틴

시간이 멈춘듯한 신용산 한 골목길, 간판이 없지만 이색적인 건물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오래된 옛 골목에 생기와 활력이 생기길 바라며 트래버틴은 시작됐다. 오랜 시간을 품은 구옥의 뼈대를 기초로 삼았지만, 내부를 전부 헐어 새롭게 만들었다.

신용산 맛집 트래버틴

애초에 전부 새롭게 할 계획은 아니었다고 한다. 2000년대 초 화재로 건물 일부가 유실되고, 구옥 중에서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내부를 외부보다 작은 매스로 채워 넣었다. 큰 박스 안에 작은 박스를 넣은 셈이다.

내부의 작은 박스는 외벽을 통창으로 만들었다. 내부에 있지만 한옥 대청마루에 있는듯한 시원한 개방감이 현대적인 인테리어 사이에서도 한옥의 매력을 보여준다.

신용산 맛집 트래버틴

트래버틴은 원두에 진심이다. 덴마크의 [라카브라]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해외 원두를 사용하는 게 뭐 대단한가 싶을 수 있지만, 해외에서 직접 로스팅 한 원두를 직수입해서 사용하는 카페는 극히 드물다. 고로 해외 로스팅 원두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라카브라] 원두의 특징은 로스팅 후  30-60여 일 뒤에 최상의 맛을 낸다는 점이다. 보통의 로스팅 한 원두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기름과 산화로 커피 본연의 맛을 흐린다. [라카브라] 원두는 적절한 디게싱으로 완연한 숙성의 맛을 선보인다. 이곳에 간다면 핸드드립을 추천한다. 잘 숙성된 원두로 내린 커피 한 잔의 풍미와 향은 아주 매력적이니 말이다.

신용산 맛집 트래버틴

전체적인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러프하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도 모호하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커피와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편안함마저 든다. 멀리서 보아 편안한 걸 보면 오너의 의도처럼 신용산 골목과 퍽 잘 어울리는 공간이 된듯하다.

– 운영시간 :
월~화 11:30 – 19:00
수~일 11:00 – 21:00
– 대표메뉴 :
espersso brew 5,300원~6,800원 (원두별상이)
filter brew 6,800원~7,800원 (원두별상이)
–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18-7
– 문의 : 070-8862-6003

2. 버거보이

신용산 맛집 버거보이

7월에 오픈한 여전히 따끈한 신상 맛집이다. 버거보이는 성수점, 신용산점 현재 두 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사실 너무 애정 하는 맛집이어서 성수점을 소개하려 아껴두고 있었지만, 신용산점에 방문하고 반했기에 이렇게 소개한다. (성수점도 충분히 멋지니 편한 곳으로 방문해보시길)

신용산 맛집 버거보이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물을 때가 있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 때마다 다른 걸 얘기하는 거 같지만, 3번 중 한 번은 ‘햄버거’를 외치는 거 같다. 그만큼 버거를 참 좋아해 많은 곳을 가봤지만, 에디터 픽 가장 맛있는 버거 맛집으로 선정했다.

신용산 맛집 버거보이

버거의 맛은 패티가 좌우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으로 패티가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그런 곳이 버거를 잘하는 집이라 여겼다. 하지만 버거보이는 그런 생각을 깨준 곳이다. 번은 그저 패티를 맛보기 위한 도움 수단 정도였지만, 이곳의 번은, 음 뭐랄까.. 자기주장 강한 조별 과제에서 카리스마 있는 조장 느낌이랄까..? 여하튼 번이 버거를 이끈다는 말이다.

신용산 맛집 버거보이

굉장히 푹신한 식감과 부드럽게 감싸는 번의 맛은 짭짤한 치즈, 패티와 어우러져 하나의 완성된 맛을 선보이니, 푹 한입 베어 물고 그 행복을 향유하길 바란다. 추가로 사이드 브로콜리는 꼭 시켜보길 바란다. 별 조리과정은 없어 보이는데, 철판에 구운 브로콜리가 기름과 적절한 시즈닝을 만나 이렇게까지 훌륭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신용산 맛집 버거보이

이곳 역시 구옥을 개조해만들었다. ‘ㅁ’자 구옥을 리모델링해 가운데가 뚫린 게 특징이다. 이런 ‘ㅁ’자 건물은 내부에 있지만 외부에 있는듯한 개방감을 준다. 이런 구조의 장점을 그대로 살려 아늑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전개했다.

전체적인 공간 면적은 크지만 가운데가 뚫려있어 각 공간의 크기는 전체 면적에 비하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주방, 식사 공간, 테라스 등 각 공간마다의 특징을 잘 살려냈다. 블루로 선택한 브랜드 컬러와 곳곳에서 보이는 오브제들은 시원한 느낌을 잘 살려낸다. 좋은 맛이 있는 곳에서 선선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모두 즐겨보길 바란다.

– 운영시간 :
월-일 11:00 – 21:00
– 대표메뉴 :
치즈버거 6,400원
브로콜리 2,800원
–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29
– 문의 : 0507-1408-1347

3. 3F LOBBY

신용산 맛집 3F LOBBY

건축사무소, 디자이너들의 탕비실은 어떨까? 우스갯소리로 탕비실이라 불렀지만 아마 마음먹고 만들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이곳은 건축사무소 [로비스트]의 소장 세명이 운영하는 카페다. 탕비실이라 언급했던 건 한쪽 편에 실제로 운영 중인 사무실이 있기 때문이다.

크기를 비교하자면 사무실보다 카페가 훨씬 크지만, 카페는 엄연히 사무실에 붙어있는 탕비실이다. 3F LOBBY는 무겁고 복잡한 건축 얘기가 아닌, 조금 더 가볍게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자는 의미에서 시작된 탕비실이자 카페인 셈이다. 

신용산 맛집 3F LOBBY

세 명의 대표가 카페를 만들 때 여느 카페를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텔 로비를 모티브로 공간을 전개했다.

처음 계획했을 때 카페에서 일하는 분위기로 갈지, 사무실에 오는 이들에게 커피를 대접하는 분위기로 갈지, 중심을 잡는 데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던 중 비즈니스를 하기도 사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호텔 로비가 눈에 들어왔고, 이는 균형을 잘 맞춘 공간으로 대표들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다.

신용산 맛집 3F LOBBY

보통 로비는 1층에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곳은 과감하게 3층의 로비로 만들어냈다. 3층의 로비는 남향의 창으로 들어오는 볕과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뷰를 만들어냈고, 이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쉼을 선물한다.

인테리어에서도 ‘로비’스러움이 잘 드러난다. 널찍한 공간 배치와 낮은 의자와 테이블로 전체적인 구성에 로비 분위기를 더했고, 크라운카트, 디자인 가구와 오브제 등을 사용해 직관적이고도 디테일한 로비를 만들어 냈다.

신용산 맛집 3F LOBBY

커피바는 화강석으로 만들어 오픈되어 있다. 키친과 카페 공간의 구분이 거의 없는 오픈 키친에서 정성스레 내려낸 핸드드립이 이 카페의 메인 음료다. 로비에 맞게 음료를 자리까지 직접 서빙한다. 특이하게 잔과 음료를 따로 정갈하게 담아내온다. 다도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커피에 차 문화를 접목시켰달까..?

신용산 맛집 3F LOBBY

새로운 차 문화는 어느 때나 흥미롭다. 핸드드립은 많이 접해봤지만, 핸드드립 라테는 생소했다. 라테 마니아지만 얼음이 녹아 커피가 희석되는 게 싫어 후루룩 마셔버리곤 한다. 라테는 보통 진한 에스프레소를 사용하기에 드립 커피를 사용했을 때 연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

둥그런 얼음에 드립 라테를 부어 먹으니 오히려 에스프레소 베이스 특유의 텁텁한 맛은 없고, 굉장히 부드럽고 깔끔하다. 담음새와 부드러운 커피의 맛은 3F LOBBY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 운영시간 :
월~금 12:00 – 20:00
토~일 12:00 – 21:00
– 대표메뉴 :
더 로비 블렌드 6,800원 (아이스 500원추가)
티라미쑥 7,000원
–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15길 19-19 3층
– 문의 : 070-8865-1919


X세대, Y세대가 그랬듯, 언젠간 MZ세대도 더 큰 어른이 될 거다. ‘요즘 젊은 애들’을 운운하는 날이 오겠지만, 현재 ‘요즘 젊은 애들’ 중 하나라면 ‘새로움 추구’라는 MZ세대의 책임을 다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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