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좋아한다. 아마도 일상과 동떨어진 배경이라서, 느리게 하루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좋은 것 같다. 두 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사계절이 담겨있는 것 또한 좋다. 그 영화를 본 이후로 내내 리틀 포레스트 여행을 꿈꾸곤 했으니.

느리지만 소박한, 정겹고도 조용한 시골 마을, 그리고 리틀 포레스트. 그런 의미에서 단양은 내가 바라던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하루만 있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지만, 오밀조밀 모여있어 그 아쉬움을 덜어주는. 여기에 맛있는 음식도 많으니 금상첨화.

사계절은 아니더라도 영화 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코스로 단양을 둘러보면 좋겠다.

단양 가볼만한곳 BEST 4
리틀 포레스트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1. 리틀 포레스트

단양 가볼만한곳 리틀포레스트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비밀스러운 카페, 리틀 포레스트다.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차 없이는 찾아갈 수 없다. 경사가 상당한 오르막이 이어지고, 마주 오는 차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좁은 길이다. 의심과 두려움의 감정이 엄습해올 때쯤, 거짓말처럼 카페 하나를 마주할 수 있다.

단양 가볼만한곳 리틀포레스트

파란 하늘과 푸른 산, 하얀 건물의 조화가 그림 같다. 내부는 작은 편이지만 창이 많아 개방감이 느껴진다. 우드 앤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로 따스함을 더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의 풍경은 포인트가 되어준다. 무엇보다 볕이 잘 들어 안에 있어도 숲속에 있는 느낌이랄까.

단양 가볼만한곳 리틀포레스트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야외 자리가 제격이다. 불어오는 바람, 코끝을 스치는 냄새, 나를 둘러싼 모든 자연이 힐링을 안겨준다. 리틀 포레스트의 대표 포토존도 놓쳐서는 안 된다.

단양 가볼만한곳 리틀포레스트

리틀 포레스트는 워낙 산꼭대기에 있다 보니 인터넷 라인이 없다. 그래서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는다. 또한, KT를 사용한다면 실내에서 통화와 인터넷 연결이 어려우니 참고하길 바란다. (나 또한 스마트폰 중독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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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세상과 잠시 단절되어 오롯한 쉼을 느껴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사계절보다, 영화의 러닝타임보다, 하루보다 더 짧게 리틀 포레스트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은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것이다.

– 이용시간 : 매일 10:00 – 18:00
*월,화 휴무
– 주소 : 충북 단양군 영춘면 강변로 209-98
– 문의 : 010-2214-2095

2. 도담삼봉 & 석문

단양 가볼만한곳 도담삼봉&석문

단양 8경을 빼놓고는 단양 여행을 말할 수 없다. 단양 8경은 단양의 대표 명소인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 사인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을 가리켜 말한다.

단양 8경 중 제1경인 도담삼봉은 남한강 한가운데 위치한 세 개의 봉우리를 일컫는다. 기암으로 이루어진 작은 섬들이 떠있는 모습이 특이하고도 아름다워 단양 8경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하늘과 산, 남한강이 굵직하게 조화를 이루고, 봉우리와 주변 경관이 어우러진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밤이면 7km 구간의 물길을 따라 조명을 비춰 야경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단양 가볼만한곳 도담삼봉&석문

도담삼봉에 왔다면 한군데 더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단양 8경 중 제2경인 석문. 도담삼봉에서 왕복 20분 코스라지만,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단양 가볼만한곳 도담삼봉&석문

석문 가는 길에 팔각정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도담삼봉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니 숨도 돌릴 겸 잠시 쉬어보도록 하자.

단양 가볼만한곳 도담삼봉&석문

얼마 가지 않아 석문을 마주할 수 있다. 석문은 너비 15∼20m에 크기의 거대한 문으로, 자연이 만들어낸 구름다리 모양의 거대한 돌기둥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석문을 액자 삼아 사진을 찍는 포토존으로도 유명하다. 석문 너머로 남한강과 건너편 마을의 모습이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단양 가볼만한곳 도담삼봉&석문

석문 관람을 마치면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 내려갈 때는 계단 손잡이를 꼭 잡고,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히 내려가자. 오고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이런 풍경이라면 단양 팔경을 모두 담아보고 싶다.

– 이용시간 : 연중무휴 09:00 – 18:00
– 입장료 : 무료
– 주차 : 대형 6,000원, 소형 3,000원
– 주소 : 충청북도 단양군 매포읍 삼봉로 644
– 문의 : 043-421-7883

3. 이끼터널

단양 가볼만한곳 이끼터널

폐선된 철로를 포장해 만든 이곳. 높은 담벼락에는 이끼가 잔뜩 껴있고, 그 위로는 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이색적인 모습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단양 사진 명소로도 유명하다. 짧은 길이지만 잠시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단양 가볼만한곳 이끼터널

이끼터널의 진가를 담고 싶다면 여름이 제격이다. 습기가 높은 여름철에 더욱 선명한 초록빛을 띄기 때문이다. 또한, 초록빛이 잘 담기는 낮에 가야 이끼 위로 쏟아지는 빛과 어둠을 한 번에 담을 수 있다.

더운 날씨에 방문했는데, 이 안에서는 시원하다 못해 청량함 마저 느껴진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과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또 한 번 와야겠다 싶다. 이 계절이 지나기 전에 이곳을 찾은 것도, 자연이 만든 걸작품을 담을 수 있음에도 감사해지는 순간.

단양 가볼만한곳 이끼터널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곳에 남겨진 방명록과 같은 흔적이다. 행복의 순간을 추억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기록은 눈으로도, 사진으로도 충분하다. 이끼터널을 모두가 오래 보고 담을 수 있도록 훼손하지는 말자.

단양 가볼만한곳 이끼터널

이끼터널은 사람과 차가 함께 쓰는 길이다. 폭이 좁은 만큼 모두의 주의가 필요하다. 차를 가지고 이곳을 방문한다면, 갓길 주차보다는 터널 초입에 마련되어 있는 주차공간이나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 주소 :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129-2

4. 새한서점

단양 가볼만한곳 새한서점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남한강 굽이굽이 숲속 깊은 곳에 위치한 새한서점이다. 1979년 문을 연 오래된 서점으로, 보유하고 있는 서적이 무려 13만 권에 이르는 보물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장르의 책을 만날 수 있다.

서점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다. 현곡리 마을에서 꼬불거리는 시골길을 달리면 새한서점 입간판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 차를 세운 뒤 좁은 길을 따라 오분 정도 걸어 내려가야 한다. 시냇물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시냇물 너머로 파란 지붕의 나무 건물이 보인다.

단양 가볼만한곳 새한서점

계곡을 따라 지어진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헌책방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전해진다. 바닥도 흙바닥이라 조심해서 걸어야 먼지가 나지 않는다. 나무로 만든 책장은 천장까지 가득하다. 물소리와 새소리, 창밖으로 보이는 초록의 풍경은 빼곡히 꽂혀있는 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만 같다.

단양 가볼만한곳 새한서점

새한서점에 있다 보면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창 바깥으로 흐르는 시냇물을 건물 안으로 끌어와 실내 바닥 돌 틈에 만들어진 웅덩이에 캔 음료를 담가놓은 모습도 그중 하나. 손가락으로 가볍게 열어 벌컥 들이키면 시원한 계곡물이 만든 청량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단양 가볼만한곳 새한서점

새한서점은 영화 내부자들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영화 촬영지나 관광지 이전에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기에 카메라 촬영이나 삼각대 사용이 불가하다.

손글씨로 적혀있는 안내문을 읽어보니 조용한 책방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체 손님도 받지 않고 있다고. 뛰거나 큰소리로 떠들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며 책을 사진 촬영을 위한 소품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자.

단양 가볼만한곳 새한서점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책과 자연을 벗 삼아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이곳에 앉아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별게 다 행복일까 싶다. 늦여름, 숲속의 헌책방으로 숨어보자. 그리고, 주인의 의도처럼 인생샷 말고 인생책을 구하길 바란다.

이 공간이 마음에 들었다면, 단양 읍내에 ‘새한서점 샵단양노트’라는 이름의 2호점을 함께 들러봐도 좋겠다.

– 운영시간 : 연중무휴 09:00 – 19:00
– 주소 : 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본길 46-106
– 문의 : 010-8968-0648


단양에 가니 여름이 좋았다 싶다. 무더위에 지쳐 빨리 이 계절이 지나가버렸으면 했는데, 막상 떠나보내려니 아쉬운 마음이랄까. 뜨겁고 답답한 여름이었지만, 이 여름 끝자락에서 단양을 만나 참 다행이다 싶다.

여름은 아직 우리 곁에 있으니 늦지 않았다. 초록색 여름이 옷을 갈아입기 전에 서둘러 다녀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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